〈달리기, 2025〉는 먹이를 향해 나아가는 달팽이의 옆모습을 목판화로 표현한 작업이다. 느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달팽이는 화면에서 목적을 향해 가속되는 상태로 제시된다. 몸의 뒤쪽에 위치한 등껍질은 무게의 지연을 암시하고, 앞쪽으로 뻗어 나가는 몸의 결은 상대적인 속도를 드러낸다. 이 작업은 한 몸 안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속도를 통해, 타자의 시간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되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