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형(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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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CRITIC
Critic. 박정수지금 글을 쓰는 필자 자신, 이 글을 읽을 독자 모두는 무수한 뼈와 피와 살을 밟고 서 있다. 그 고통을, 죄책감을, 송구스러움을 일일이 의식한다면 아마도 인간은 삶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뻔뻔하게도 모든 것을 기억하기보다는, 일부는 기억하면서도 나머지는 털어내고 잊는 방향으로 진화하였다. 하지만 망각하고 또 망각하여, 무수한 타자의 죽음이 내 삶을 떠받치고 있다는 사실과 이에 따른 존중·배려마저 손아귀에서 놓아버린다면, 우리는 인두겁으로는 살되 인간으로선 살지 못 한다. “적당히 기억하고 적당히 망각하라”, 참으로 쉬워 보이는 삶의 명제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다. 오늘날의 세태는 나쁜 것은 모조리 잊고, 좋은 것만 간직하도록 도처에서 유도하니 말이다. 그런 와중에 묵묵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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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눈, 한 개의 몸-Four Eyes, One Body>, 2025
〈네 개의 눈, 한 개의 몸, 2025〉은 나무 뿌리를 깎아 형상을 드러낸 설치 작업이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네 개의 눈은 외부를 응시하는 시선과 내부를 감각하는 또 다른 시선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이 눈들은 때로는 길게 뻗어 공간을 탐색하고, 때로는 움츠러들며 그늘과 틈을 읽는다. 이 작업은 하나의 몸 안에서 증식하는 여러 시선의 공존과, 감각을 통해 끊임없이 변형되는 존재의 구조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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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는 자의 초상-The Walker’s Portrait>, 2025
〈걷는 자의 초상, 2025〉은 정삼각형 구조를 띠는 설치 작업이다. 두 개의 변은 다리를 형상하고, 나머지 한 변은 땅이 되어 걷는 두 다리가 지면과 맞닿는 순간 하나의 삼각형을 이룬다. 237cm에 이르는 다리는 신체의 비례를 넘어선 스케일로 세워지며, 그 아래에는 발의 형상을 한 나무 밑둥이 놓여 움직임의 흔적을 드러낸다. 관람객은 긴 다리 사이를 오가며 종을 울릴 수 있다. 이때 걷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 공간을 통과하며 사유를 생성하는 순간으로 전환된다. 이 작업에서 ‘초상’은 얼굴이 아니라, 땅 위를 걸으며 스스로를 형성해가는 존재의 상태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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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리기-Running>, 2025
〈달리기, 2025〉는 먹이를 향해 나아가는 달팽이의 옆모습을 목판화로 표현한 작업이다. 느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달팽이는 화면에서 목적을 향해 가속되는 상태로 제시된다. 몸의 뒤쪽에 위치한 등껍질은 무게의 지연을 암시하고, 앞쪽으로 뻗어 나가는 몸의 결은 상대적인 속도를 드러낸다. 이 작업은 한 몸 안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속도를 통해, 타자의 시간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되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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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주의-Beware of Mushrooms>, 2025
〈버섯 주의, 2025〉는 증식하는 생명성을 경고의 형식으로 제시한 목판화 작업이다. 서로 다른 상태의 세 버섯은 성장의 리듬을 드러내고, 삼각형의 경고 테두리는 그 통제 불가능한 힘을 암시한다. 반복되는 목판의 찍힘은 확산의 운동을 시각화하며, 생명의 팽창이 지닌 긴장을 하나의 기호로 압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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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숨과 날숨-Inhale and Exhale>, 2025
〈들숨과 날숨, 2025〉은 직삼각형의 모서리 위에 몸을 완전히 껍질 속으로 웅크린 달팽이를 배치한 목판화 작업이다. 긴 변과 짧은 변이 만들어내는 각도는 금방이라도 미끄러질 듯한 긴장을 형성하고, 화면은 그 불안정한 균형의 순간을 붙잡는다. 들숨과 날숨이 서로 다른 길이를 지니듯, 이 작업은 떨어질 듯 머무는 시간과 버티는 몸의 상태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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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Rainwater>, 2025
〈빗물, 2025〉은 중력에 의해 떨어지고 다시 순환하는 물의 움직임을 삼각형과 역삼각형의 형식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아래로 향하는 힘과 퍼져나가는 확장은 서로 다른 방향의 삼각 구조로 제시되며, 물의 순환은 기하학적 질서 속에서 압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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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개의 콩깍지-Four pods>, 2025
콩깍지에서 터져 나온 콩알이 흩어지듯 퍼지는 형상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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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쭉한 풀-Long grass>, 2025
가늘고 길게 뻗어 나가는 선들은 풀의 끈질긴 생장력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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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자 여섯 알-Six Potatoes>, 2025
땅속에서 자라나는 감자 알맹이의 형상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