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 넘도록 찾아가는 나무가 있다. 언덕 아래 자리해 눈높이를 맞추고 마주 볼 수 있는 나무이다. 바람과 빛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곁을 지켜온 나무의 이야기를 여름 풍경으로 그려본다.
여름날 시장에서 마주한 털복숭아와 호랑이콩을 연두색 플라스틱 의자와 함께 그렸다. 먹을 수 있는 것을 그리는 것은 자연을 담아내는 것과 같다. 햇살을 머금은 과일과 곡식은 그 자체로 자연의 일부이다. 내가 섭취한 것들은 나의 몸이 되고, 내가 바라본 것들은 나의 마음이 된다. 그렇게 자연은 내 안에서 또 다른 풍경으로 스며든다.
어릴 적, 무더운 여름날 나무로 된 방문이 열리자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과 바람이 일렁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