뾰족한 땅을 걷는 사람(2026)
대문을 연다. 작은 마당 한편에 붉은 흙을 드러낸 땅이 있다. 손으로 땅을 짚고 긁어내며 가지런히 정리한다. 해가 뜨고 지는 방향을 주시하며, 너무 뜨겁거나 차갑지 않고 따뜻하길 바라며, 뾰족한 것으로 파낸 땅에 여린 잎을 옮겨 심었다. 여러 번 해가 지고 해가 떴으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렸다. 사방으로 뾰족하게 자라나는 것을 뜯어 먹었다. 내가 먹은 것들이 내가 되어 뾰족한 발이 자라났다. 대문 밖으로 서툰 걸음을 나선다. 막 자라난 작은 발을 비틀거리며 강으로 향한다. 그곳에는 이미 세모난 발을 가진 새들이 자리하고 있다. 작은 새는 빠른 걸음으로, 큰 새는 기다리는 시선으로 강을 들여다본다. 새들은 뾰족한 부리로 물을 쪼아대며 물고기를 먹었다. 뾰족하게 파인 강은 재빨리 제 모습을 되찾으며 그 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