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 달팽이가 몸을 수축하고 이완하며, 더듬이를 펼치고 오므리는 과정을 42점의 드로잉으로 기록한 작업이다. 배근육으로 이동하는 신체의 미세한 변화를 따라가며, 그 움직임의 방향성과 긴장을 화면에 담고자 했다. 특히 더듬이를 붉게 물들여 감각을 시각적으로 강조함으로써, 생명체의 움직임이 단순한 이동이 아니라 하나의 ‘표현 행위’로 인식되기를 바랐다.
2024년 드영미술관 특별기획전 《무등샤워: 無等shower》에 출품한 무등산 리서치 스케치 작품이다. 바람 소리를 들려주는 조릿대, 돌틈의 다람쥐, 오래된 약수터, 달개비와 개미, 고사리, 돌탑, 버섯, 직박구리, 단풍나무 씨앗, 도토리, 청설모, 동고비, 눈보라, 절벽, 절, 그리고 사람의 흔적. 숲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먹으로 담아 전한다.
광주천의 계절 변화에 따른 생태의 모습을 53점의 연필 드로잉으로 기록했다. 8월, 버드나무 사이 밤거미가 어둠을 짓고, 아침 햇살 아래 송사리가 반짝인다. 9월, 햇볕에 깃을 말리는 왜가리와 백로, 무궁화와 나팔꽃, 개미, 네발나비, 스쳐가는 뱀. 10월, 매미의 허물, 왕사마귀, 오리, 원앙, 떼 지어 가는 비둘기들. 그 틈에서 걷고,달리고, 쉬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자연 속에 스며들어 하나의 풍경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