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는 무엇을 내려다보고 있을까?
산에 오른다. 숲 속의 다양한 공기들을 지나 나무 끝에 걸린 하늘이 보이면 곧 오르막이 끝나고 내리막이 시작된다.
작은 샘 앞에 한 사람이 앉아 있다. 그는 마침내 고요한 침묵의 샘을 찾아냈다.
어릴 적 친구가 살던 동네를 찾아갔다. 저수지 한 가운데 섬처럼 자리한 커다란 나무는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따뜻한 겨울 햇살과 차가운 공기가 감도는 풍경 속에서 변함없이 곁을 지켜주는 나무에게 고마움을 담아 그린다.
이슬비가 내리던 겨울에 시작되어 안개가 낀 봄에 완성된 그림이다. 겨울 나무, 봄의 언덕, 그리고 걸어가는 길을 담고 있는 이 그림에서 각자의 시선은 어디로 향할까?
10년이 넘도록 찾아가는 나무가 있다. 언덕 아래 자리해 눈높이를 맞추고 마주 볼 수 있는 나무이다. 바람과 빛에 따라 흔들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오랫동안 곁을 지켜온 나무의 이야기를 여름 풍경으로 그려본다.
〈마주보다, 2022〉는 노란 플라스틱 의자 위에 놓인 베고니아 화분을 같은 높이의 의자에서 마주보며 그린 작업이다. 그리는 대상을 객체로 고정하기보다 하나의 주체적 존재로 인식하고, 식물과 인간이 동일한 시선의 평면 위에 놓일 수 있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여기서 그리기는 대상을 재현하거나 소유하는 행위가 아니라, 서로의 존재를 감각하며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으로 작동한다.
여름날 시장에서 마주한 털복숭아와 호랑이콩을 연두색 플라스틱 의자와 함께 그렸다. 먹을 수 있는 것을 그리는 것은 자연을 담아내는 것과 같다. 햇살을 머금은 과일과 곡식은 그 자체로 자연의 일부이다. 내가 섭취한 것들은 나의 몸이 되고, 내가 바라본 것들은 나의 마음이 된다. 그렇게 자연은 내 안에서 또 다른 풍경으로 스며든다.
'어떻게 살 것인가?', '무엇으로 살 것인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하는 에 대한 고민과 모든 살아있는 것들과 똑같이 자연스럽게 살고 싶은 바램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