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EXHIBITIONS

2025. 12. 20. Sat - 2026. 2. 18. Wed
해동문화예술촌 아레아갤러리
강미미, 권세진, 전아현
우리의 일상은 효율, 속도, 성과를 향해 끊임없이 가속화된다. 시선은 늘 앞으로 향하고, 그 과정에서 주변의 감각은 쉽게 놓치게 된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러한 시간의 흐름을 멈추기, 쉬기, 느림을 대안적 시간성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삶의 감각을 회복하는 미학적 실천이자, 효율과 성과를 중심으로 작동하는 지배적인 시간 체제에 대한 정치적 제안이다. '쉼'을 개인의 심리적 안정이나 생산성 회복의 도구로 환원하는 대신, 하나의 방법론이자 존재론적 태도로 재정의하며, 다른 속도로 살아가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강미미는 우리의 일상에서 발견한 빗물, 보리, 콩깍지, 나뭇잎 등을 작품의 중심에 놓는다. 빗물이 떨어지는 모습을 삼각형으로, 퍼지는 모습을 역삼각형으로 재현하듯, 이들의 형태와 움직임을 정확하게 관찰하고 재현한다. 이번 전시의 신작인 <올려다보는 눈>, <사라질 흔적>, <떨어지고 쌓여서 흐르는>은 가만히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걸어가는 과정에서 마주하는 풍경을 담아낸다. 이러한 방법론은 움직임 속에서도 놓치지 않는 세심한 주의를 보여주며,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것들을 응시하며 움직이는 순간들 속에서 생명력을 발견한다.
권세진은 전통 동양화의 관습적 주제로부터 벗어나 현대의 현실적 대상에 천착한다. 오늘날 우리가 마주하는 실제의 풍경과 장소, 사물들에 더 깊은 관심을 가지며, 이를 표현하기 위해 사진이라는 매체를 회화 속으로 끌어들였다. 사진의 객관적 재현성을 토대로 동양화의 먹과 재료를 결합하여 자신만의 물성과 기법을 구축한 것이다. <수평선> 연작과 <바다를 구성하는 96개의 드로잉> 작품은 이러한 실험의 결과로, 무채색의 수묵으로 고요하고 유동적인 상태를 담아낸다. 무채색은 시간의 흐름에서 풍경을 해방시키고, 순간이라는 일시성으로부터 자유롭게 한다.
전아현은 안개 낀 깊은 산의 풍경에서 평온과 위안을 발견하고, 이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한국화의 산수 표현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심산> 시리즈로 확장한다. 여백을 활용한 산수화의 기법과 낮은 시점에서 깊이 있는 산의 모습을 표현하는 심원법을 바탕으로, 레진, 시멘트, 나무 등의 복합소재를 활용한 오브제로 자신만의 산수를 구현한다.
연말, 연초라는 시간적 문턱은 한 해를 마무리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전환의 시점이다. 그러나 이 전환 역시 종종 또 다른 생산성의 압박으로 작동한다. 이 전시는 그러한 압박에서 벗어나, 관람자들이 내면을 되돌아보며 자신만의 쉼의 조건들을 상상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작품을 감상하는 행위 자체가 쉼의 실천이 되고, 전시장이 느린 시간의 흐름을 체험하는 피난처가 되기를 기대한다. 관람자들은 이 전시를 통해 자신만의 쉼의 조건들을 상상하고, 내면을 되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











<나무의 잠-When Trees Sleep>, 2025
〈나무의 잠, 2025〉은 겨울의 나무가 고요히 한 계절을 쉬어가는 모습을 다룬 작업이다. 화면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붉은 흙 위에는 가늘게 얽힌 뿌리를 드러내어, 정지해 보이는 외면과 달리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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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지고 쌓여서 흐르는-Falling, Piling, and Flowing>, 2025
〈떨어지고 쌓여서 흐르는, 2025〉은 낙엽이 의자 위에 떨어지고, 켜켜이 쌓이다가 마침내 쏟아지듯 흘러내리는 장면을 은유적으로 풀어낸 작업이다. 개별의 낙엽은 가볍게 내려앉지만, 시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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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려다보는 눈-Upturned Eyes>, 2025
〈올려다보는 눈, 2025〉은 가로등 불빛 아래 하얗게 빛나는 눈을 올려다보던 순간을 포착한 작업이다. 멈춰 선 응시가 아니라 걸어가는 과정 속에서 우연히 마주한 풍경을 담아냈다. 이러한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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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질 흔적-A Fading Trace>, 2025
〈사라질 흔적, 2025〉은 지금은 또렷이 남아 있으나 곧 사라질 눈 위의 자국을 잔잔한 긴장 속에 담은 작업이다. 햇빛과 시간, 바람에 의해 서서히 흐려질 그 흔적은 존재의 순간성과 소멸의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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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움직임-Snail's Movement>, 2025
은 달팽이가 몸을 수축하고 이완하며, 더듬이를 펼치고 오므리는 과정을 42점의 드로잉으로 기록한 작업이다. 배근육으로 이동하는 신체의 미세한 변화를 따라가며, 그 움직임의 방향성과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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