ㆍEXHIBITIONS

2026. 7. 14. The - 7. 28. The (화-토 13:00-18:00)
주석모음집_서울 종로구 창신동 627-23
주최, 주관 : 변경주
협력 : 주석모음집
우리는 오랫동안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더 높이 올라가려 했다.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하고, 세상을 관통하는 거대한 구조를 파악하며, 개별적인 사건들을 하나의 질서 안에 정렬하고자 했다. 중심과 주변, 생산과 소비, 개발과 쇠퇴... 이러한 구분들은 세상을 이해하는 데 도움을 주지만, 정작 그 사이에서 형성되는 만남과 얽힘은 쉽게 주목받지 못했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는 아래로 향하는 시선을 따라 주변으로 밀려난 장소들을 감각하고 기록하는 데서 출발한다. 여기서 ‘아래’는 단순한 방향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주변으로 밀려난 장소와 존재들, 그리고 그곳에서 이어지는 관계들에 다시 주의를 기울이려는 태도에 가깝다.
폐가는 사람이 떠난 장소, 기능을 상실한 장소, 그래서 비어 있는 장소로 여겨진다. 그러나 그곳의 시간은 멈추어있지 않다. 사람들의 흔적이 남아 있는 무너진 구조물 사이로 스며든 물질과 생명들은 서로 만나고 얽히며 이전과는 다른 관계를 만들어간다. 버려진 장소는 단순히 과거의 흔적으로 남는 것이 아니라, 한때의 삶이 지나간 자리이자 또 다른 삶의 조건이 만들어지는 현장이 된다.
이 전시는 잃어버린 것을 복원하려는 시도가 아니다. 아래로 내려간다는 것은 과거를 현재에 재현하는 일이 아니라, 우리가 지나쳐온 관계와 변화의 흔적들을 다시 읽어내는 일이다. 그렇게 발밑의 미세한 굴곡들에 주의를 기울일 때, 우리는 사라졌다고 믿었던 것들이 여전히 다른 형태로 삶을 이어가고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삶의 가능성을 상상해본다.
강미미는 회화를 기반으로 드로잉, 판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하며, 끊임없이 자라나는 것들의 모습에서 생명의 얽힘을 읽는다. 생명의 미세한 흔적과 사물에 새로운 서사를 부여함으로써 생명체가 환경과 맺는 관계를 사유한다. 누구를 위한 예술인지 질문하며, 예술의 사회적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변경주는 독립기획자로, 물질과 장소에 스며든 시간과 관계를 탐구한다. 폐가와 오래된 건축, 도시의 경계처럼 사라졌거나 주변으로 밀려난 장소를 직접 걷고 관찰하며, 그 안에서 생성되는 감각과 관계를 기록하고 있다. 전시를 완성된 서사를 전달하는 형식이 아니라, 사람과 장소, 시간과 물질이 만나 새로운 질문을 만들어가는 실천의 장으로 바라본다.
이 전시는 미미작가와 광주 동구 서남동에 있는 인쇄거리를 걷다 발견한 폐가로부터 시작되었다. 집과 터의 중간상태인 그곳은 균열과 틈을 따라 벗겨진 표피처럼 그 아래에 숨겨졌던 마감재들이 드러나있었다.
돌보지 않는 땅 한쪽에는 삶의 잔여물이 쌓여 썩어가고 있었고, 그 옆에는 돌을 주워 경계를 만들고 식용할 작물을 키워내고 있었다. 소멸과 생성이 돌로 만든 임시적 경계로 나뉘어 있었지만, 비와 바람, 시간은 그 경계를 끊임없이 넘나들며 또 다른 생명의 조건이 되었다. 우리가 '버려졌다'고 여겼던 장소는 그렇게 또 다른 삶의 토양이 되어가고 있었다.
우리는 그곳에서 무엇이 사라졌는가보다 무엇이 여전히 남아 관계를 이어가고 있는가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눈앞에 드러난 물질과 손끝에 남는 감촉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는 일은 잃어버린 과거를 복원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익숙한 시선 아래 가려져 있던 세계의 움직임과 관계를 다시 감각하려는 하나의 실천이다.
《잃어버린 것을 찾으려면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 는 이러한 탐색의 첫 번째 기록이다. 광주의 폐가에서 시작되었지만 특정 장소를 재현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우리는 하나의 결론보다 탐색의 과정을 중요하게 여기며, 각자의 방식으로 장소와 관계를 기록하고 해석하고자 한다. 앞으로도 다양한 장소와 사람, 시간을 만나며 이러한 실천을 이어가고, 그 과정에서 새로운 질문과 방법을 함께 발견해 나가고자 한다.









<사라지기를 거부하는 무언가-Something That Refuses to Disappear>, 2026
우리가 함께 걷다 발견한 바스라지는 터에서 열네 개의 간지러운 파편을 주워왔다. 웅성거리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린다. 내가 아는 언어가 아니다. 마치 물속 깊이 가라앉은 듯, 입이 채 만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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