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전체보기(108)
-
<몸의 주장-The Body's Claim>, 2025
〈몸의 주장, 2025〉은 정면을 응시하는 도시 비둘기의 존재를 전면에 드러낸 작업이다. 화면 절반을 채운 푸른 물 위의 그림자는 또 하나의 몸처럼 확장되며, 비둘기의 존재에 무게를 더한다. 이 응시는 도시에서 함께 살아가는 생명체로서의 권리를 조용히, 그러나 단단하게 선언한다.
-
<네 개의 눈, 한 개의 몸-Four Eyes, One Body>, 2025
〈네 개의 눈, 한 개의 몸, 2025〉은 나무 뿌리를 깎아 형상을 드러낸 설치 작업이다. 서로 다른 방향을 향한 네 개의 눈은 외부를 응시하는 시선과 내부를 감각하는 또 다른 시선을 동시에 품고 있다. 이 눈들은 때로는 길게 뻗어 공간을 탐색하고, 때로는 움츠러들며 그늘과 틈을 읽는다. 이 작업은 하나의 몸 안에서 증식하는 여러 시선의 공존과, 감각을 통해 끊임없이 변형되는 존재의 구조를 드러낸다.
-
<걷는 자의 초상-The Walker’s Portrait>, 2025
〈걷는 자의 초상, 2025〉은 정삼각형 구조를 띠는 설치 작업이다. 두 개의 변은 다리를 형상하고, 나머지 한 변은 땅이 되어 걷는 두 다리가 지면과 맞닿는 순간 하나의 삼각형을 이룬다. 237cm에 이르는 다리는 신체의 비례를 넘어선 스케일로 세워지며, 그 아래에는 발의 형상을 한 나무 밑둥이 놓여 움직임의 흔적을 드러낸다. 관람객은 긴 다리 사이를 오가며 종을 울릴 수 있다. 이때 걷는 행위는 단순한 이동을 넘어 공간을 통과하며 사유를 생성하는 순간으로 전환된다. 이 작업에서 ‘초상’은 얼굴이 아니라, 땅 위를 걸으며 스스로를 형성해가는 존재의 상태를 가리킨다.
-
<1과 1/4-One and a Quarter>, 2025
〈1과 1/4, 2025〉은 매달린 4분의 1 조각과 온전한 빵의 대비를 통해 분할의 구조를 제시한다. 잘려 나간 일부는 분할된 존재의 조건을 암시하며, 전체와 부분 사이의 긴장을 시각화한다.
-
<달리기-Running>, 2025
〈달리기, 2025〉는 먹이를 향해 나아가는 달팽이의 옆모습을 목판화로 표현한 작업이다. 느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달팽이는 화면에서 목적을 향해 가속되는 상태로 제시된다. 몸의 뒤쪽에 위치한 등껍질은 무게의 지연을 암시하고, 앞쪽으로 뻗어 나가는 몸의 결은 상대적인 속도를 드러낸다. 이 작업은 한 몸 안에 공존하는 서로 다른 속도를 통해, 타자의 시간에 대한 우리의 기준을 되묻는다.
-
<버섯 주의-Beware of Mushrooms>, 2025
〈버섯 주의, 2025〉는 증식하는 생명성을 경고의 형식으로 제시한 목판화 작업이다. 서로 다른 상태의 세 버섯은 성장의 리듬을 드러내고, 삼각형의 경고 테두리는 그 통제 불가능한 힘을 암시한다. 반복되는 목판의 찍힘은 확산의 운동을 시각화하며, 생명의 팽창이 지닌 긴장을 하나의 기호로 압축한다.
-
<들숨과 날숨-Inhale and Exhale>, 2025
〈들숨과 날숨, 2025〉은 직삼각형의 모서리 위에 몸을 완전히 껍질 속으로 웅크린 달팽이를 배치한 목판화 작업이다. 긴 변과 짧은 변이 만들어내는 각도는 금방이라도 미끄러질 듯한 긴장을 형성하고, 화면은 그 불안정한 균형의 순간을 붙잡는다. 들숨과 날숨이 서로 다른 길이를 지니듯, 이 작업은 떨어질 듯 머무는 시간과 버티는 몸의 상태를 드러낸다.
-
<빗물-Rainwater>, 2025
〈빗물, 2025〉은 중력에 의해 떨어지고 다시 순환하는 물의 움직임을 삼각형과 역삼각형의 형식으로 표현한 작업이다. 아래로 향하는 힘과 퍼져나가는 확장은 서로 다른 방향의 삼각 구조로 제시되며, 물의 순환은 기하학적 질서 속에서 압축된다.
-
<두 줄기의 보리-Two Barley Stalks>, 2025
두 줄기 보리 이삭의 까락이 하늘을 향해 길게 뻗어 오르는 모습을 담았다.
-
<네 개의 콩깍지-Four pods>, 2025
콩깍지에서 터져 나온 콩알이 흩어지듯 퍼지는 형상을 표현했다.
-
<길쭉한 풀-Long grass>, 2025
가늘고 길게 뻗어 나가는 선들은 풀의 끈질긴 생장력을 드러낸다.
-
<감자 여섯 알-Six Potatoes>, 2025
땅속에서 자라나는 감자 알맹이의 형상을 담았다.
-
2025 공존의 지도 : 하나의 항로, 여러 갈래의 길
2025. 10. 28. Tue - 11. 7. Fri 미로센터, 예술공간 집강미미, 김자이, 이세현, Ipeh Nur, Anang Saptoto'예술로 엮는 공동체' 레지던시에 참여한 국내외 다섯 명의 작가는 각자의 역사와 환경, 사회적 맥락 속에서 예술을 통해 공존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서로 다른 시선과 여정이 교차하고, 현재의 시간과 역사적 시간, 공간이 맞닿으며 하나의 항로 위에서 다채로운 길들이 그려진다. 이 전시는 각기 다른 길 위에 서 있는 우리가 결국 하나의 항로를 향해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계기가 되고자 한다. 전시명 은 다섯 작가 각자의 시공간이 하나의 항로로 모여드는 과정을 드러내는 전시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김자이, 이세현, 강미미 작가를 비롯, 인도..
-
오늘, 기쁘게도 비가 내린다(2025)
비가 오기를 기다리고 있었다. 등이 터진 매미의 허물을 보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였는데, 빗방울이 하나씩 내리더니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허물을 가르고 내린 비는 매미 우는 소리마저 집어삼켰다. 도시의 소음을 삼킨 매미, 매미의 소음을 삼킨 비. 비를 삼킨 나. 모든 소리가 들리지 않을 때 빗물은 발밑에 동그란 거미줄을 쳐 배롱나무 꽃잎을 붙잡기 시작했다. 붉은 꽃잎에 현혹되어 줄지은 거미줄을 쫓아갔다. 거미줄에 걸린 무수히 많은 허물을 보았다. 어제, 하얀 솜을 받으려 심어 놓은 목화가 죽었다. 지금은 여름이건만 겨울에 잃어버린 하얀 눈처럼 모든 것을 잃은 것만 같았다. 호미 한 자루 손에 쥐고 땅에 난 것들을 공격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잘못되었을지도 모른다. 아군과 적군을 구분하지 못하는 무지하고 잔..
-
네 개의 눈, 한 개의 몸(2025)
여기, 네 개의 눈이 있다. 첫 번째 눈과 두 번째 눈은 세상을 보는 눈이다. 보기 위해 눈을 뜨는 것부터 시작하는데, 길쭉한 피부를 잔뜩 위로 들어 올리면 검은 눈동자가 딸려 올라온다. 자신이 가고 싶은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눈을 뾰족하게 뜨고 이 두 눈은 길이가 짧아지거나 길어지고 간격이 멀어지거나 가까워지며 움직일 공간을 탐색한다. 라디오 안테나를 세우는 것처럼 두 개의 눈이 아주 길어지고 멀어졌다. 잔뜩 힘을 준 두 눈과 함께 발걸음이 빨라진다. 무엇을 보았기 때문일까? 저 몸을 움직이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목표가 명확한 듯 내가 보고 있는 것이 정확하다는 듯 맹수가 사냥감을 노리듯 사납게 나아간다. 아 저 두 눈에 찔릴 것만 같은데. 덩달아 나도 긴장한다. 세 번째 눈과 네 번째 눈이 자라나기..